사랑하는 아내의 편지

선영이에게

춘천 김상호 2010. 3. 10. 06:32

사랑하는 우리 새아기 선영에게

컴이 내 차지가 되면 네게 편지 쓰리라 벼르다가 시간만 흐르고......

그 동안 마음으로 써서 마음으로 보낸 편지가 여러 통 쌓였구나.

우리 모두 널 위해 기도하고 있으니 몸 건강하고 사역에 힘쓰며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영환에게서 네 소식 듣고는 있지만 그저 잘 지내고 있다고만 하니,

궁금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너와 편지 주고받으며 우리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단다.

네가 내 나이쯤 되어내 우리 편지 기억하며 아....이럴때 어머니 마음이 이런 거였구나....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영환이는 아주 가끔 집에 들려 필요한 거 가져가고 긴 이야기도 할 새 없이 다녀간다.

늘 그랬듯이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이 대견하고 고마울 뿐이란다.

영주는 군에 가서 잘 지내고 있다고 편지 왔고 아버지와 둘만 남아 제 2의 신혼기를 보내고 있단다. 둘만 남아 쓸쓸하지 않냐 고 위로의 전화를 해 주는 분들도 있지만 난 신혼으로 돌아가서 좋다고 대답한단다.

그러나 영환이 영주 다 떼어내면 우리 삶에 무엇이 남았겠니?

선영아!

“우리에겐 세 자녀가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는 아버지 마음속에 그리고 내 마음 속에 너도 우리 자식으로 이미 자리 잡고 있단다. 든든한 두 아들에 꽃처럼 예쁜 네가 우리의 새 가족이 되어 세 자녀가 되어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네가 우리 가족이 되어도, 당장은 물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어 조금 안타깝기도 하지만 우리가 네게 줄 수 있는 그 사랑이 그 누구 못지않음을 네가 귀하게 여겨 주면 좋겠구나.

지난 토요일 대학교 친구 딸의 결혼식에 갔었단다.

대학교 때 네 명이 함께 언제나 붙어 다녔는데, 모두 연애하고 결혼해서도 자주 만나 아주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란다. 지금은 둘은 LA에, 둘은 한국에 살아서 다 모이진 못해 아쉬웠지만........ 어느새 많은 시간이 흘러 우리의 젊은 날이 바람처럼 지나가고 또한 자녀들 결혼식에서 주름진 얼굴로 다시 만나다니 감개무량하기도 하였단다.

우린 그곳에서도 너희들 결혼식 이야기 상상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단다.

또 너와 영환이가 교제하며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젊은 날을 생각해 보기도 했단다. 너도 내가 영환이 아버지를 사랑한 것처럼 영환이를 사랑하고 있을까? .......

영환이가 나를 닮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사랑을 독점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좀 많이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영환이 아버지에 대하여 그랬거든........ㅋ ㅋ ㅋ ㅋ

아마도 그게 네게는 부담이 되기도 할 것 같고....그렇지 않니?

나의 욕심 많은 그런 성격이 영환에게도 입력이 되어 욕심 아닌 욕심을 너에게 부려 아마 때로는 너를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구나?

내 노파심 일지 모르지만 현명한 네가 영환이의 그런 모습에 참 지혜롭게 그리고 너그럽게(?) 대처하리라 믿는다.

사실 난 영환의 그 욕심이 조금 좋을 때가(?) 있기는 하지만(영주에 비해서.....)

사랑하는 새아가!

네게 영환이 넘겨주고 내가 만세 부른다고 했지?

영환이 옆에 네가 있어 난 든든하고 마음이 놓인단다.

왜냐구?

네가 영환이를 틀림없이 더 멋진 남자로 만들어갈테니까!

내 수다가 너무 길었지?

오늘은 이만하자. 아버지께 컴을 넘겨드려야겠구나.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건강하게 기쁘게 지내라

우리가 많이 많이 그리고 다시 한 번 많이 너를 사랑하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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