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하나님이 과연 인신 제물을 요구하셨는가?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지시하는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창22:2).
이삭은 아브라함이 노년에 기적적으로 얻은 아들이었다. 그야말로 아브라함 부부에게 있어서 이삭은 한국적 표현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아브라함에게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지시하는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창22:2)고 하였다.
그러나 성경은 반복하여 인신 제물 예배를 통렬히 비난하고 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자손이든지 이스라엘에 우거한 타국인이든지 그 자식을 몰렉에게 주거든 반드시 죽이고 돌로 칠 것”(레20:2)이라고 하였다 선한 왕 요시아는 개혁 사업으로 사람을 몰렉에게 드리는 산당의 석상들을 깨어 버렸다(왕하23:10~14). 선지자 예레미야도 “자기 아들들을 바알에게 번제로 불살라 드”리는 일은 하나님이 “명하거나 말하거나 뜻한 바가 아니”(렘19:5)라고 하였다. 사실, 성경이 말하는 가장 저속하고 타락한 종교 의식이 바로 인신 제물이다.
그런데 이런 분명한 진술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하나님의 명령도 분명하다. 하나님께서 진정 인간을 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하셨는가? 아니 적어도 인신 제물을 용납하셨는가? 그러나 우리는 이 구절을 근거로 하나님이 실제로 인간 제물을 요구하셨다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만일 이 요구가 실제로 행하기를 바라고 내린 명령이라면 앞에서 언급한 말씀들과 정면으로 충돌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세기 22장의 문맥을 자세히 읽어보면 하나님께서는 결코 이 명령이 실행에 옮겨지기를 의도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우선 창세기 22:1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이 일을 명하셨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성경에서 “시험” 이란 단어가 하나님을 주어로 사용되었을 경우에는 언제나 “연단”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연단”이란 그 훈련으로 강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지 망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지금 아브라함을 연단하고 그의 충성심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의도는 아브라함이 아들의 생명을 끊으려 했을 때 그의 손을 막은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독자라도 내게 아끼자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창22:12)고 하셨다. 그러므로 비록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을 아들을 바치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실제로 그렇게 의도하신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통하여 아브라함에게 구속의 경륜에 대한 실제적인 경험을 하게 하셨다. 이 세상 사람으로서 기적적으로 얻은 독자를 번제로 바친 그 쓰라린 사랑의 고통을 아브라함처럼 이해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브라함이야말로 독생자를 보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게 p되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삭을 제단에 바친 아브라함을 향해 “벗”이라고 불렀다(약2:22~23). 그리고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십자가의 표상적 사건”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예수께서도 “너희 조상 아브라함이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 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요8:57)고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목적으로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요구를 하신 것이다.
물론, 구약 성경에는 때때로 인신 제물이 드려진 경우가 있음을 본다(왕상16:34; 왕하3:27; 미6:7). 그러나 그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요구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방인들의 행위일 뿐이었다. 룰론, 사사기 11장 34~40에 기록된 입다의 딸의 예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결코 하나님이 요구하신 일은 아니었다. 여하튼, 하나님께서는 장자를 택하여 그를 섬기라고 하셨을 뿐 결코 곡식이나 동물을 제물로 드리듯이 인간을 제물로 드리라고 요구하지 않으셨다.
'성경난해구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22. 어미 양이 얼룩얼룩한 나무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밴다고 그런 새깨 양이 나올 수 있는가? (0) | 2008.08.29 |
---|---|
[스크랩] 21. 아브라함은 사라의 사후에도 자식을 낳을 만큼 건강하였는가? 또 그두라는 아브라함의 후처인가 첩인가? (0) | 2008.08.29 |
[스크랩] 19. 왜 죄는 아브라함이 지었는데, 재앙은 바로에게 내렸는가? (0) | 2008.08.29 |
[스크랩] 18.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른 곳은 우르인가? 하란인가? (0) | 2008.08.29 |
[스크랩] 17. 도대체 함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 (0) | 2008.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