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창골산 칼럼 제904호 /설거지 할 때
창골산 칼럼 제904호 /설거지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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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할 때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보니 큰 그릇 속에 들어가 있는 작은 그릇은 물기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큰 그릇에 가려져 작은 그릇은 햇빛도 바람도 통하질 않으니 물기가 잘 마르질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금은 큰 그릇 먼저 씻어놓고 그 위에 작은 그릇을 올려 놓습니다 물론 식기 건조기를 사용하면 어찌하던 아무 문제가 없겠지요
설거지 하며 제가 깨닫는 것이 있었습니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업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내가 좀 건강하고 힘이 있다 하여 누군가를 밀치고 먼저 올라 탄 적은 없었는지? 내게 허락해 주신 많은 환경적인 복들을 마치 내 특권인양 뽐내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적은 없었는지? 내 그늘에 가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내가 버티고 서 있는 이 자리가 누군가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건 아닌지? 그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누군가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가로 막고 있는 건 아닌지? 하나님은 설거지 하는 내게 닥아 와 속삭여주십니다 그릇 씻으며 내가 네게 원하는 마음을 읽어 달라고 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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