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꽃 은혜(사모의 글)
쌩얼로 외출하고 싶어요
춘천 김상호
2008. 6. 18. 14:34
맨 얼굴로 외출하기엔 좀 부끄러운 나이가 되었습니다
잡티도 많고 혈색도 안 좋아서 조금 분칠을 해야
예의 일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운 여름날 외출하려면 맨 얼굴로 씩씩하게 다니던
젊은 날이 그리워집나다
아주 더 나이를 먹으면 쌩얼로 다녀도 되지 안을까?
칠십? 팔십?
이런 생각을 하며 오늘도 얼굴에 분칠을 하며
거울 속에 나와 대화를 하였습니다
잠시 외출하고 돌아와 우선 얼굴의 화장부터 지우며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뽀얀 분칠을 닦아내니 더위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어머나 내얼굴이.......
뽀얀 분칠로 벌겋게 달아오른 내 얼굴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난 얼마나 많은 시간들 속에서 진짜 내 얼굴을 감추고 살았을까?
믿음있는척 기도하는척 교양있는척 척척척
척의 분칠로 내 속의 부끄러운 것들을 감추고 살았네요
더운 여름날 거울 속의 나를 보며 진짜 나를 보게 하신 하나님
영혼의 분칠함 없이 영혼의 쌩얼로 세상 속으로 외출할 수 있는
그날의 참 자유함을 누리게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